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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대학가 컬쳐코드를 찾아라
대학문화가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깨자

2008년 10월 13일 (월) 10:53:58 박고은 기자 rhdms11@cauon.net

10년 전 청춘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뉴 논스톱’에 열광했던 당신. 왠지 자유로움과 낭만으로 가득할 것 같은 ‘대학’에 대한 환상에 한껏 부풀어 입시를 치렀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대학생’으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하지만 특별할 것이 없다. 어렸을 때 본 시트콤 주인공들에겐 있고, 지금 나에게 없는 것은 무엇일까.


‘대학에 대학문화가 없다’. 언젠가 한번씩은 들어본 것 같은 진부한 의문을 또 한 번 되새겨본다. 대학문화란 무엇일까. 진정 지금 대학에는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가?


현재 대학문화콘텐츠 제작 커뮤니티 ‘유니브캐스트(http://univcast.net)’ 중앙대 제작팀장을 맡고 있는 백윤기씨(미공영대 신문방송학부 2)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있는 한 문화는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시대의 대학문화를 바르게 나타낼 수 있는 독립미디어’를 꿈꾸는 유니브캐스트는 전국 10개 대학이 참신한 주제와 소재로 대학문화 전반에 대한 영상을 만드는 커뮤니티다. 이들이 만든 영상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RTV를 통해 방송된다.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틀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롭고 활기찬 것”이라고 대학문화를 정의하는 백윤기씨는 “모두가 능동적으로 찾아 즐기기만 한다면 대학문화의 발전을 꿈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대학문화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참여 부족’이다. 아무리 문화를 만들어 내려고 해도 주체가 되어야 할 대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문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 2003년 문화위원장을 지냈던 김경태씨(문과대 영어영문학과 4)는 “학생들에게도 분명 문화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말한다. 당시 ‘복학생은 왜 학내 행사에 오지 않을까’하는 의문에서 출발한 ‘복학생을 위한 콘서트’가 공연 시작 전부터 루이스홀에서 학생회관 앞까지 줄을 설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김경태씨는 이를 “복학생들도 학교라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김경태씨는 충분한 ‘경험’이 참여를 이끌어 낼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대학문화를 “‘사는 공동체’에 속한 각각의 개인들이 비일상성을 느끼며 하나가 되는 경험의 축적”으로 정의하는 그는 “각자가 속한 ‘사는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서로 모이면 다양성 있는 공동체가 되고, 이 공동체가 하나 되는 경험들을 계속해서 제공한다면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당시 총학생회와 문화위원회는 ‘게릴라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소소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힘썼다. 각종 연합공연, 영화상영, 영상이나 다큐멘터리 상영, 장승만들기 같은 특이한 이벤트 등 일주일에도 몇 번씩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 당시 중대신문 기획면에서 마련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1년간 총학생회의 활동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분야’로 응답자의 29%가 ‘학내 문화사업’을 우선순위로 꼽았고, ‘총학생회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행한 공약’에 관한 물음에도 응답자의 21%가 의혈문화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등 당시 문화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문화사회연구소 양기민 연구원은 “80~90년대에 비해 상업주의적이라는 비판은 있지만 오히려 최근의 대학이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학과 사회와의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고유한 대학문화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새로운 공동체에 소속됐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대학문화’를 느끼지 못하고 대학생활에 대한 회의에 빠져든다. 여기서 문화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사회와 구분이 없어졌다지만 그래도 사회보다는 자본의 논리에서 비껴나 있는 공간의 특성상 대중성이 없어도 창조적 실험이 가능한 것이 ‘대학’이다. 이 ‘실험’을 담당하는 것이 문화위원회의 역할이라는 것. 양기민 연구원은 “대학문화가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 것보다는 대학문화의 다양성을 살리며 그것들 중 현재 어떠한 문화가 대학에 유효한가를 판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이 단순히 수업을 듣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매일 함께하고 싶고 생각만 해도 마음 따뜻해지는 추억으로 가득한 공간이 된다면, 우리는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에 대학문화가 꿈꾸는 미래가 있다.